골프는 신사적인 스포츠로 보이지만, 우리 몸의 관절과 인대 입장에서는 매우 '폭력적인' 편측 운동입니다. 정지해 있는 공을 시속 160km 이상의 속도로 타격할 때 발생하는 충격량은 고스란히 우리 몸의 관절로 전달됩니다.
체육학을 전공하며 수많은 골퍼를 봐왔지만, 스코어가 좋아질수록 몸은 망가지는 아이러니한 경우를 너무나 많이 목격했습니다. "아파야 깨닫는다"는 말은 옛말입니다. 아프면 스윙이 변하고, 골프 수명이 단축됩니다.
오늘은 정형외과 단골손님이 되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골퍼들의 3대 질환인 골프 엘보(내측상과염), 허리 디스크(요추 염좌), 늑골(갈비뼈) 골절의 원인을 분석하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재활 및 예방 운동법을 처방해 드리겠습니다.

1. 팔꿈치 통증: 골프 엘보(내측) vs 테니스 엘보(외측)
흔히 팔꿈치가 아프면 다 '엘보'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진단이 재활의 첫걸음입니다.
(1) 골프 엘보 (내측상과염)
팔꿈치 안쪽 뼈가 찌릿한 증상입니다.
- 원인: 주로 오른손잡이 골퍼의 오른팔에서 발생합니다. 임팩트 순간 뒤땅을 쳐서 충격이 오거나, 과도하게 손목을 써서 릴리즈를 할 때 '손목 굴곡근(Flexor)'에 과부하가 걸려 힘줄에 미세 파열이 생기는 것입니다.
- 그립의 문제: 그립을 너무 꽉 쥐는 '스트롱 그립'을 선호하는 골퍼에게서 자주 나타납니다.
(2) 테니스 엘보 (외측상과염)
반대로 팔꿈치 바깥쪽이 아픈 증상입니다.
- 원인: 골퍼의 왼팔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임팩트 시 왼팔이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꺾이거나(치킨윙), 백스윙 탑에서 클럽 무게를 억지로 버틸 때 '손목 신전근(Extensor)'이 손상되어 발생합니다.
(3) 엘보 재활 운동: 손목 스트레칭과 악력 강화
가장 좋은 재활은 휴식이지만, 운동을 병행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신전/굴곡 스트레칭: 팔을 앞으로 쭉 뻗은 상태에서 반대 손으로 손등을 몸 쪽으로 당겨 15초(신전근), 손바닥을 몸 쪽으로 당겨 15초(굴곡근) 유지합니다. 라운딩 전 필수입니다.
- 해머 컬(Hammer Curl): 덤벨을 세로로 잡고(망치질하듯) 들어 올리는 운동은 전완근의 요골근을 강화해 엘보 충격을 흡수해 줍니다.
2. 골퍼의 고질병, 요통(Low Back Pain): '역 C자' 자세의 저주
타이거 우즈도 5번의 허리 수술을 받았습니다. 골프 스윙은 척추를 꼬았다가(Rotation) 순간적으로 풀어버리는 동작이기에 디스크에 엄청난 전단력(Shear Force)을 가합니다.
(1) 잘못된 피니시 자세: 리버스 C (Reverse-C)
과거 클래식 스윙에서는 피니시 때 허리를 활처럼 뒤로 젖히는 '역 C자' 자세를 아름답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는 요추(허리뼈) 후관절끼리 부딪히게 만들어 척추 분리증이나 협착증을 유발하는 최악의 동작입니다. 현대 스윙(모던 스윙)은 허리를 젖히지 않고 '일자로 서서(I자 피니시)' 복압을 유지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2) 고관절(Hip Joint) 가동성의 중요성
허리가 아픈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고관절이 굳어서'인 경우가 90%입니다. 골반이 유연하게 돌아가 줘야 하는데, 골반이 뻣뻣하니까 그 회전력을 허리뼈가 대신 감당하다가 터지는 것입니다. 허리 치료보다 '둔근 스트레칭'과 '개구리 자세 스트레칭'이 선행되어야 요통이 사라집니다.
3. 숨 쉴 때마다 '억': 늑골(갈비뼈) 피로 골절
초보 골퍼들이 "갈비뼈 나갔다"라고 하는 것은 실제 뼈가 부러진 것이 아니라, 뼈에 금이 간 '피로 골절(Stress Fracture)'인 경우가 많습니다.
- 원인: 주로 왼쪽 등 뒤쪽 갈비뼈(4~6번)가 손상됩니다.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할 때, 상체는 꼬여있는데 하체가 급격히 돌면서 빨래 짜듯 비틀리는 장력(Tension)을 늑간근(갈비뼈 사이 근육)이 버티지 못하고 뼈를 물고 늘어지기 때문입니다.
- 해결책: 이는 근육이 경직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풀스윙을 해서 발생합니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 빈번합니다. 갈비뼈 통증은 '전거근(Serratus Anterior)'을 풀어주는 폼롤러 마사지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4. 전공자가 제안하는 '롱런(Long-run)' 골프 루틴
아프지 않고 80세까지 골프를 치려면 다음 3가지를 지켜주세요.
- 라운딩 전 10분 웜업: 빈 스윙보다 중요한 것이 '체온 올리기'입니다. 제자리 뛰기나 팔 벌려 뛰기로 땀을 살짝 내서 근육과 인대의 점성(Viscosity)을 낮춰줘야 부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 반대 스윙 (Counter Swing): 골프는 한쪽으로만 회전하는 불균형 운동입니다. 연습이 끝나면 반드시 '반대 손 스윙(좌타 스윙)'을 10회 이상 해주세요. 틀어진 척추 정렬을 맞추는 최고의 교정법입니다.
- 연습량 조절: 아마추어의 부상은 대부분 '과사용(Overuse)'에서 옵니다. 하루에 공 300개를 치는 것보다, 50개를 치더라도 한 샷 한 샷 빈 스윙을 2번 섞어가며 천천히 치는 것이 몸에도 좋고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5. 글을 마치며
골프 황제 잭 니클라우스는 "골프는 격렬한 스포츠다. 몸을 돌보지 않는 것은 클럽을 관리하지 않는 것보다 더 어리석다"라고 했습니다. 통증은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입니다. "파스 붙이고 치지 뭐"라는 안일한 생각이 6개월의 휴식기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스트레칭과 원리를 통해 건강한 골프 라이프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스윙 기술부터 장비, 의학까지 골프의 모든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다뤘습니다. 이제 이 긴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으려 합니다.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필드 위에서의 '품격'입니다.
다음 마지막 글에서는 [골프 에티켓과 룰: 동반자에게 사랑받는 매너와 반드시 알아야 할 개정 규칙]에 대해 정리하며 시리즈를 완결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체육 전공 골퍼, '스포츠가 좋아요'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