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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장비학] 샤프트 강도(CPM)와 스윙 웨이트가 비거리와 방향성에 미치는 과학적 영향

by rootingkakao 2025. 12. 19.

골프 스윙이 망가졌을 때 우리는 흔히 "장비 탓 하지 마라,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라고 자책합니다. 하지만 체육학 전공자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명필일수록 붓을 가립니다."** 타이거 우즈나 로리 맥길로이는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샤프트의 무게를 1g 단위로 조정하고, 로프트를 0.5도 단위로 꺾습니다.

아마추어 골퍼에게 장비 피팅이 필요한 이유는 '더 멀리 보내기 위해서'라기보다, **'나쁜 스윙을 보정해 주기 때문'**입니다. 약한 샤프트는 훅을 유발하고, 강한 샤프트는 슬라이스를 유발한다는 단순한 상식을 넘어, 오늘은 CPM(진동수), 토크(Torque), 스윙 웨이트(Swing Weight)라는 3대 요소를 통해 장비와 구질의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골프 샤프트 강도 CPM 측정 및 킥포인트 휘어짐 분석을 통한 장비 피팅 시각화

1. 'R', 'S' 스펙의 거짓말과 CPM(진동수)의 진실

대부분의 골퍼가 샤프트를 고를 때 샤프트에 적힌 R(Regular), SR, S(Stiff)라는 알파벳만 보고 구매합니다. 하지만 이는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왜냐하면, 이 강도 표기는 전 세계 통일된 규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A 브랜드의 'S' 샤프트가 B 브랜드의 'R' 샤프트보다 약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특히 아시아 스펙과 미국 스펙(US 스펙)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CPM(Cycles Per Minute)'이라는 절대적인 수치를 봐야 합니다.

  • CPM이란? 샤프트 끝을 고정하고 헤드를 튕겼을 때 1분당 진동하는 횟수입니다. 수치가 높을수록 딱딱하고(강하고), 낮을수록 부드럽습니다.
  • 과학적 영향:
    • CPM이 너무 낮을 때 (약할 때): 임팩트 순간 샤프트가 과도하게 휘어져 헤드가 닫혀 맞을 확률이 높습니다. 개훅(Duck Hook)이나 탄도가 너무 높게 뜨는 '뽕샷'의 원인이 됩니다.
    • CPM이 너무 높을 때 (강할 때): 샤프트가 휘어지지 않아 헤드가 늦게 따라옵니다(Late). 열려 맞으면서 푸시 슬라이스(Push Slice)가 발생하고, 타구감이 딱딱하여 엘보 부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헤드 스피드(예: 95마일)에 맞는 적정 CPM(예: 240~250)을 찾는 것이 피팅의 첫걸음입니다. 알파벳을 믿지 말고 숫자를 믿으세요.


2. 스윙 웨이트(Swing Weight): D0, D2가 의미하는 '헤드 무게감'

많은 분이 "채가 너무 무겁다/가볍다"라고 말할 때, 총중량(Total Weight)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스윙 메커니즘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휘두를 때 느껴지는 무게감, 즉 '스윙 웨이트'입니다. 보통 C9, D0, D1, D2 등으로 표기됩니다.

(1) 스윙 웨이트의 원리

스윙 웨이트는 그립 쪽과 헤드 쪽의 무게 밸런스입니다. 숫자가 높을수록(D3, D4...) 헤드 쪽이 무겁게 느껴지고, 낮을수록(C8, C9...) 헤드가 가볍게 느껴집니다.

(2) 구질에 미치는 영향

  • 헤드가 너무 무거우면 (High Swing Weight): 백스윙 탑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할 때 클럽이 뒤로 처지는 현상이 발생해 뒷땅이나 밀리는 공이 나올 수 있습니다. 반면, 템포가 빠른 '히터(Hitter)' 타입에게는 안정감을 줍니다.
  • 헤드가 너무 가벼우면 (Low Swing Weight): 스윙 템포가 빨라지고 손목을 과도하게 쓰게 되어 탑볼이나 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스윙어(Swinger)' 타입은 가벼운 웨이트가 유리합니다.

납 테이프(Lead Tape) 2g을 헤드에 붙이면 스윙 웨이트가 1포인트(예: D1 -> D2) 올라갑니다. 샵에 가지 않아도 납 테이프로 자신의 최적 밸런스를 찾을 수 있습니다.


3. 토크(Torque)와 킥포인트(Kick Point): 손맛과 탄도의 결정체

샤프트 스펙을 자세히 보면 3.5, 4.0 같은 숫자가 있습니다. 이것이 토크(비틀림 저항값)입니다.

  • 토크 (Torque): 숫자가 낮을수록(Low Torque, 2.0~3.0) 임팩트 시 샤프트가 비틀리지 않습니다. 방향성은 좋아지지만 타구감이 쇠파이프처럼 딱딱해집니다. 반면 숫자가 높으면(High Torque, 4.0~5.0) 타구감은 부드럽지만, 스윙 스피드가 빠른 골퍼가 치면 헤드가 요동쳐 방향성이 흔들립니다.
  • 킥포인트 (Kick Point): 샤프트가 휘어지는 지점입니다.
    • 로우 킥 (Low Kick): 헤드 쪽이 휘어집니다. 공을 쉽게 띄워주므로 탄도가 낮은 골퍼에게 추천합니다.
    • 하이 킥 (High Kick): 그립 쪽이 휘어집니다. 탄도를 낮추고 백스핀을 줄여주므로 힘이 좋은 장타자에게 적합합니다.

4. 숨겨진 비밀: 라이각(Lie Angle)과 방향성

샤프트가 아니라 헤드 넥(Neck)의 각도인 '라이각'도 점검해야 합니다. 어드레스 했을 때 헤드 앞코(Toe)가 들리는지, 뒤꿈치(Heel)가 들리는지에 따라 공은 엉뚱한 곳으로 갑니다.

  • 토우가 들려 있을 때 (Upright): 임팩트 시 힐이 먼저 땅에 닿으면서 페이스가 닫혀 훅(Hook)이 발생합니다. 키가 작은 골퍼가 긴 채를 쓸 때 주로 발생합니다.
  • 힐이 들려 있을 때 (Flat): 임팩트 시 토우가 먼저 땅에 닿아 페이스가 열려 슬라이스(Slice)가 발생합니다.

바닥에 테이프를 붙이고 공을 쳐보는 '다이내믹 라이각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신장과 팔 길이에 맞게 라이각을 꺾어주는 것만으로도 악성 구질이 교정될 수 있습니다.


5. 글을 마치며

골프는 '민감한 운동'입니다. 1도의 각도 차이, 2g의 무게 차이가 200m 밖에서는 20m의 오차를 만듭니다. 무조건 비싼 채, 프로가 쓰는 채를 사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내 몸의 스펙(스윙 스피드, 템포, 신체 조건)에 맞는 '궁합'을 찾는 것이 과학적인 골프의 시작입니다.

자, 이제 기술(스윙), 뇌(전략), 무기(장비)까지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실력과 장비도 '부상' 앞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골프를 평생 즐기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 남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체육 전공자가 알려주는 [골프 의학: 골퍼들의 고질병 '골프 엘보'와 '허리 통증'의 원인 및 재활 운동법]에 대해 건강과 안전의 관점에서 상세히 다루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체육 전공 골퍼, '스포츠가 좋아요'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