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프로 선수들의 스윙을 보면, 임팩트 이후 팔이 타겟 방향으로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익스텐션(Extension)' 동작에 감탄하게 됩니다. 반면, 자신의 스윙 영상을 찍어보면 임팩트 직후 왼팔이 닭날개처럼 밖으로 구부러지는 '치킨윙(Chicken Wing)'을 발견하고 좌절하곤 합니다.
많은 골퍼가 이를 고치기 위해 "팔을 억지로 펴야지"라고 생각하며 근육에 힘을 줍니다. 하지만 체육학적으로 볼 때, 치킨윙은 팔을 못 펴서 생기는 게 아니라 '팔이 돌아가지 않아서(회전 부족)' 생기는 현상입니다. 관절이 회전하지 않으면 우리 몸은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팔을 접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보기 싫은 폼의 대명사이자, 비거리 손실과 엘보 통증의 원인이 되는 치킨윙을 해부학적 원리(수피네이션)와 'L to L' 드릴로 완벽하게 교정해 드리겠습니다.

1. 왜 팔이 구부러지는가? : '수피네이션(Supination)'의 부재
치킨윙의 진짜 원인은 팔꿈치가 아니라 '전완근(아래팔)'에 있습니다.
(1) 요골과 척골의 교차
우리 아래팔에는 두 개의 뼈(요골, 척골)가 있습니다. 백스윙 때는 이 두 뼈가 나란히 있다가, 임팩트 이후에는 서로 X자로 교차하며 회전해야 합니다. 이를 해부학 용어로 '외전(Supination)'이라고 합니다. 왼손바닥이 하늘을 보게 돌려주는 동작이죠.
만약 이 회전 동작이 없으면 클럽 페이스는 계속 하늘을 보게 되고, 관절 구조상 팔꿈치는 바깥쪽(비 구 방향)으로 꺾일 수밖에 없습니다. 즉, "돌리지 않으니 접히는 것"입니다. 팔을 펴고 싶다면 억지로 뻗는 게 아니라, 과감하게 돌려줘야 합니다.
(2) 몸통 회전의 막힘 (Blocking)
또 하나의 원인은 '막힌 골반'입니다. 임팩트 순간 몸통 회전이 멈추면, 클럽이 빠져나갈 공간이 사라집니다. 갈 곳 잃은 팔은 몸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 움츠러들며 접히게 됩니다. 몸이 계속 돌아주면 팔은 원심력에 의해 저절로 펴집니다.
2. "던져라"의 오해: 타겟 쪽으로 밀지 마세요
레슨에서 흔히 "채를 타겟 쪽으로 던져라"라고 합니다. 이 말을 듣고 손을 타겟 방향(직선)으로 길게 밀어내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것이 치킨윙을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골프 스윙은 직선 운동이 아니라 '원운동(Rotational Movement)'입니다. 클럽은 타겟 방향으로 직선으로 가는 게 아니라, 몸을 감싸며 왼쪽 뒤로(타겟 좌측) 회전해야 합니다.
손을 억지로 타겟 방향으로 밀면, 어깨가 솟아오르며 팔이 빠질 듯한 통증과 함께 팔꿈치가 벌어집니다. "던진다"는 의미는 직선으로 미는 게 아니라, 회전하는 원심력에 맡긴다는 뜻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3. 전공자 추천: 치킨윙 박멸 'L to L(엘 투 엘)' 드릴
가장 클래식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교과서적인 훈련법입니다.
(1) 9시에서 3시까지만 (하프 스윙)
풀 스윙을 하지 마세요. 허리 높이에서 허리 높이까지만 스윙합니다.
- 백스윙 (L): 왼팔은 펴고 손목을 코킹 하여 왼팔과 클럽이 알파벳 'L'자를 만듭니다.
- 임팩트 & 로테이션: 공을 치고 나서 왼손등을 바닥으로 돌려줍니다. (악수하듯이)
- 팔로우스루 (L): 오른팔을 펴고 손목을 리코킹(Re-cocking) 하여 오른팔과 클럽이 대칭되는 'L'자를 만듭니다.
이때 핵심은 양쪽 팔꿈치가 서로 모여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양팔 사이에 공 하나를 끼우고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조여서' 회전하세요.
(2) 릴리즈 타이밍 연습: '왼손 한 손 빈 스윙'
왼손으로만 클럽을 거꾸로 잡고(샤프트 쪽) 휘둘러보세요.
임팩트 구간에서 "쉭!" 소리가 나면서 손등이 자연스럽게 돌아가야 합니다. 만약 치킨윙이 있다면 채가 몸에 걸리거나 속도가 나지 않을 것입니다. 왼손등이 바닥을 보며 획 돌아가는 느낌을 손목이 기억하게 하세요.
4. 치킨윙 교정을 위한 이미지 트레이닝
필드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느낌(Feel) 3가지입니다.
- 전화 받기: 피니시 자세에서 왼손이 내 왼쪽 귀 옆에 전화기를 갖다 대는 모양이 되어야 합니다. 치킨윙이 되면 손이 머리 훨씬 뒤로 넘어가 있거나 귀에서 멀어집니다.
- 악수 하기: 임팩트 후 내 오른손이 타겟 쪽에 서 있는 사람과 악수하러 뻗어 나가는 모양이 되어야 합니다. 손바닥이 하늘을 보면 악수를 할 수 없겠죠? 손날이 서 있어야 합니다.
- 왼쪽 주머니 비키기: 임팩트 순간 왼쪽 엉덩이(바지 주머니)를 등 뒤로 확 치워주세요. 공간이 생기면 팔은 알아서 펴집니다.
5. 글을 마치며
치킨윙을 고치면 두 가지 선물을 받게 됩니다. 첫째는 '예쁜 스윙 폼'이고, 둘째는 '비거리 증가'입니다. 굽혀져 있던 팔이 펴지면 스윙 아크가 커지고, 브레이크가 걸리던 헤드 스피드가 가속되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펴지 마세요. 과감하게 돌리세요(Rotation). 그러면 팔은 펴집니다. 이것이 인체 역학의 비밀입니다.
자, 이제 트러블 샷부터 구질 교정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거의 다 완성되었습니다. 그런데 혹시 "스윙은 좋은데 리듬이 급해서 망한다"는 소리 들어보셨나요?
골프 스윙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은 바로 '템포(Tempo)'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골프 리듬과 템포] 전 세계 프로들의 공통점, '3:1 비율'의 마법과 메트로놈 연습법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체육 전공 골퍼, '스포츠가 좋아요'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