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랑 스크린은 다른 운동이다." 골퍼들 사이에서 흔히 하는 말입니다. 체육학 전공자로서 이 말에 100% 동의합니다. 필드는 바람, 온도, 잔디의 결, 심리 등 수만 가지 변수가 작용하는 '자연'의 영역이지만, 스크린 골프는 입력된 데이터값에 의해 결과가 산출되는 '수학'의 영역입니다.
아무리 스윙이 좋아도 기계가 읽는 수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점수는 나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폼이 이상해도 기계가 좋아하는 '임팩트 구간의 데이터'만 정확하면 장타를 날릴 수 있습니다.
오늘은 국내 점유율 1, 2위인 골프존과 SG골프 등의 센서 특성을 분석하고, 스크린 고수들만 몰래 쓴다는 거리 손실 계산법과 퍼팅 공식을 낱낱이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1. 센서는 '공'만 본다: 볼 스피드와 백스핀의 비밀
최신 투비전(Two Vision)이나 커브드 화면 등 하드웨어가 발전했지만, 핵심은 결국 센서입니다. 센서는 여러분의 멋진 피니시 동작을 보지 않습니다. 오직 임팩트 직후 공이 날아가는 0.1초의 순간만을 측정합니다.
(1) 비거리는 '볼 스피드'가 깡패다
필드에서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기도 하지만, 스크린은 냉정합니다. 비거리 공식은 [볼 스피드 × 발사각 × 백스핀 효율]로 결정됩니다. 특히 볼 스피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스윙 폼을 교정하려 하지 말고, 임팩트 순간 '딱!' 하고 끊어치더라도 순간 가속도(볼 스피드)를 높이는 타법이 스크린에서는 훨씬 유리합니다.
(2) 백스핀의 역설: 과하면 독이 된다
센서 알고리즘상 백스핀이 3,000rpm 이상(드라이버 기준) 나오면 비거리가 급격히 줄어들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일명 '뽕샷' 판정을 내리는 것이죠.
스크린 장타 대회 우승자들을 보면 발사각을 13~15도로 높이고, 백스핀을 1,800 rpm대로 낮추는 '저 스핀 고탄도' 샷을 구사합니다. 이를 위해 티 높이를 높이고(50mm 이상), 어퍼블로로 걷어 올리는 타법을 씁니다.
(3) 마킹 볼(Dot Ball)의 중요성
센서가 공의 회전을 읽을 때 공에 찍힌 '점(마킹)'을 인식합니다. 하우스 볼(연습장 공)의 마킹이 지워져 있으면 센서가 스핀을 제대로 읽지 못해 엉뚱한 구질이 나옵니다. 중요한 내기 중이라면 상태가 좋은 공을 골라 쓰거나, 개인용 마킹 볼을 쓰는 것이 센서 오류를 줄이는 팁입니다.
2. 러프와 벙커: "수학적으로 더해서 쳐라"
필드에서는 감각적으로 "좀 더 세게" 치지만, 스크린에는 정확한 '감소율(Penalty)'이 존재합니다. 화면 우측 상단에 뜨는 정보를 놓치지 마세요.
(1) 페어웨이 매트에서 칠 때
- 러프 (Rough): 남은 거리의 10%를 더 봐야 합니다. (예: 100m 남았으면 110m 공략)
- 페어웨이 벙커: 남은 거리의 20%를 더 봐야 합니다. (예: 100m 남았으면 120m 공략)
- 그린 벙커: 남은 거리의 40% 이상을 더 봐야 합니다.
(2) 러프/벙커 매트에서 칠 때 (추천)
귀찮더라도 별도로 마련된 러프/벙커 매트 위에 공을 놓고 치면 감소율 패널티가 사라집니다.(시스템 설정에 따라 다름) 즉, 정해진 거리 그대로 칠 수 있어 계산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단, 센서가 공을 인식하는지 확인(Ready 신호) 후 샷을 해야 합니다.
3. 스크린 골프의 꽃, 퍼팅 공식: "격자를 세라"
캐디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스크린에서 유일한 가이드는 바둑판무늬의 '격자'와 캐디 음성입니다. "우측으로 두 컵 봤습니다"라는 말을 수학으로 변환해야 합니다.
(1) 거리 계산: 높낮이 보정
공식은 간단합니다. [남은 거리 ± 높이]입니다.
예를 들어 5m 거리에 오르막 0.2m(20cm)라면? 5 + 0.2 = 5.2m를 보내는 힘으로 치면 됩니다.
내리막은 조금 다릅니다. 내리막이 심할 경우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1:1로 빼는 게 아니라 덜 빼야 할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거리 - 높이]로 계산하고, '매우 빠름' 그린일 때는 조금 더 살살 쳐야 합니다.
(2) 방향 계산: 격자 공식 (매우 중요)
스크린 골프 바닥 매트의 한 격자(칸)는 보통 5cm~10cm 거리 차이에 해당합니다. (시스템별 상이, 골프존 투비전 기준 설명)
가장 널리 쓰이는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1컵 = 공 1개 크기 (약 5cm)
- 한 클럽 = 6컵 (약 30cm)
만약 "우측으로 두 컵 보세요"라고 했다면?
매트 중앙에서 공 2개 정도 우측 지점으로 출발시키면 됩니다. 매트의 줄무늬나 점을 기준으로 삼으세요. 많은 고수가 매트의 특정 얼룩이나 무늬를 조준점으로 삼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3) 퍼팅 거리감 잡는 법 (볼 스피드 매칭)
화면에 퍼팅 후 볼 스피드가 나옵니다.
3m = 2.0 m/s
5m = 3.2 m/s
10m = 5.0 m/s
연습 모드에서 내가 평소에 치는 스트로크가 몇 m/s 나오는지 외워두면, 실전에서 기계처럼 거리를 맞출 수 있습니다.
4. 고득점을 위한 소소한 팁들
- 지형 읽기: 스윙 플레이트(바닥)가 움직이는 모드라면, 굳이 평평하게 펴달라고 하지 마세요. 오히려 경사를 그대로 두고 치는 것이(특히 발끝 오르막 등) 훅이나 슬라이스 계산을 하기에 더 직관적일 때가 있습니다.
- 바람 계산: 화면 상단에 풍속과 방향이 나옵니다. 뒷바람은 생각보다 비거리를 많이 늘려줍니다(초속 5m면 10% 이상). 맞바람일 때는 탄도를 낮게 깔아 치는 펀치 샷이 센서 인식상 거리 손실이 적습니다.
- 퍼팅 이어하기 (Concede): '컨시드(OK)' 거리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세요. 무리하게 넣으려다 3퍼팅 하지 말고, 컨시드 원(Circle) 안에만 붙인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스코어 관리의 핵심입니다.
5. 글을 마치며
스크린 골프는 골프의 대중화를 이끈 훌륭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너무 스크린 점수에만 연연하여 기형적인 폼(오직 볼 스피드만 내기 위한 폼)으로 변질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필드 실력을 위한 '시뮬레이터'로 활용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자, 이제 골프의 기본부터 스크린 전략까지 모두 다뤘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전에 약속드리고 잠시 미뤄뒀던 '구질 교정 심화편'이 남았죠? 많은 분이 남몰래 눈물 흘리는 그 문제들입니다.
다음 글부터는 다시 '닥터' 모드로 돌아가, [구질 교정 심화 1탄] 연습장 옆 사람을 위협하는 공포의 '생크(Shank)'와 그 원인인 '배치기(Early Extension)' 교정법에 대해 해부학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체육 전공 골퍼, '스포츠가 좋아요'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