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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영화 넥스트 골 윈즈 분석 (스토리 전개, 실패를 견디는 법, 유쾌한 포용의 공동체)

by rootingkakao 2025. 10. 25.

영화 넥스트 골 윈즈 관련 포스터

‘넥스트 골 윈즈(Next Goal Wins, 2023)’는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연출한 실화 기반의 스포츠 드라마로, 2001년 FIFA 예선전에서 31-0이라는 역사상 최악의 패배를 기록한 아메리칸 사모아 축구 국가대표팀이 다시 한번 변화를 시도하며 펼치는 감동적이고 유쾌한 도전을 그린 영화입니다. 2014년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극영화로 각색한 이 작품은 유머와 감동, 다양성과 포용의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내며 ‘승리가 전부는 아니다’라는 스포츠 정신의 본질을 되새기게 합니다. 형식은 코미디 드라마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심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스토리 전개: 최약체 팀에 내려진 마지막 기회

영화의 배경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2001년 FIFA 월드컵 예선전 이후입니다. 당시 아메리칸 사모아는 오스트레일리아에 31대 0으로 대패하며 세계 축구 역사에 남을 최악의 기록을 남깁니다. 이후 팀은 오랜 기간 동안 공식 경기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고, FIFA 랭킹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만년 약체’로 전락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메리칸 사모아 축구협회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문제적 감독이자 냉소적인 성격의 토마스 롱건(마이클 패스벤더)을 영입합니다. 그는 과거 미국 U-20 대표팀을 이끌었던 명망 있는 지도자였지만,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지도자 커리어가 벼랑 끝에 놓인 상태입니다. 그는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 도착하고, ‘축구’보다는 ‘삶’에 초점을 맞춘 이들과 처음부터 부딪히게 됩니다. 토마스는 처음엔 무기력하고 유쾌하기만 한 선수들에게 실망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들이 단지 축구가 아닌 ‘존재’를 위해 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팀에는 트랜스젠더 골키퍼 자이, 성실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 생계를 병행해야 하는 아마추어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는 점차 이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며, 승리보다 중요한 무언가를 배워가기 시작합니다. 결국 이 팀은 2011년 월드컵 예선에서 역사적인 첫 승리를 거두며 스포츠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 갑니다. 단순히 스코어를 바꾼 것이 아닌, 공동체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포기했던 사람들에게 다시 꿈을 꾸게 한 진정한 승리입니다.

실패를 견디는 법: 지는 팀이 가르쳐준 것

‘넥스트 골 윈즈’는 스포츠 영화이지만, 정작 ‘이기는 법’보다는 ‘지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이 팀의 출발점은 패배 그 자체였습니다. 31-0이라는 기록은 단지 숫자가 아니라, 이들을 조롱거리로 만든 상징이었고, 그 상처는 단순히 경기력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깊은 낙인이었습니다. 감독 롱건 역시 실패를 안고 온 인물입니다. 그는 미국에서의 스캔들로 인해 경력을 망칠 뻔했고, 사사건건 선수들과 충돌하며 벽을 느낍니다. 하지만 점차 자신도 이들과 같은 ‘언더독’ 임을 깨닫고, 기존의 엄격한 방식에서 벗어나 이들의 방식으로 다가가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것은, 패배가 단순히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아닌 ‘통과의례’처럼 묘사된다는 점입니다. 선수들은 지는 법에 익숙하지만, 그렇다고 삶을 포기하진 않습니다. 이들의 유쾌한 성격과 공동체 정신은 패배를 견디는 강한 내면을 만들어냈고, 그 견딤의 힘이 결국 작은 변화의 불씨가 됩니다. 결국 영화는 말합니다. 승리는 목표일 수는 있어도 존재의 이유는 아닐 수 있다고. 지더라도 웃을 수 있고, 변하지 않더라도 계속 달릴 수 있다는 것. 이 메시지는 단순한 경기장을 넘어 인생 전체에 적용되는 보편적 진리로 다가옵니다.

유쾌한 포용의 공동체: 축구가 만든 변화의 연결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포용’이라는 주제입니다. 아메리칸 사모아 축구팀은 단지 성적이 나쁜 팀이 아니라, 그 안에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함께하는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입니다. 트랜스젠더 골키퍼 자이 재야는 그 상징적 인물로, 팀은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합니다. 영화는 이 과정을 특별하게 연출하지 않으며, **‘포용은 특별한 일이 아닌 당연한 일’**이라는 자연스러운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선수들 개개인은 개성 넘치고, 삶의 방식도 제각각이지만, 경기장에서는 하나의 팀으로 움직입니다. 영화는 이 과정을 유머와 따뜻함으로 풀어내며, 스포츠가 단순한 경쟁이 아닌 관계 형성의 장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팀원들 간의 장난, 감독과의 갈등과 화해, 훈련 중의 좌충우돌 장면은 웃음을 주지만, 동시에 진심 어린 연대의 힘을 보여줍니다. 또한, 감독 롱건 역시 이 공동체를 통해 변화합니다. 처음엔 지시하고 통제하려 했던 그가 점차 ‘듣는 법’을 배우고,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며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는 과정은 영화의 또 다른 성장 서사입니다. 그 역시 승리가 아닌 **사람과의 연결**을 통해 삶의 균형을 회복해 갑니다.

승리를 향한 여정보다 더 값진 것

‘넥스트 골 윈즈(2023)’는 승리를 쟁취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는지가 중요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패배를 딛고 성장한 한 팀의 이야기이자, 삶에서 우리가 무엇을 진짜로 추구해야 하는지를 묻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골이 네트를 흔드는 장면보다 더 인상 깊은 것은, 그 골을 위해 함께 땀 흘리고 웃었던 이들의 표정입니다. 이 영화는 말합니다. 진짜 승리는 골망에 꽂히는 공이 아니라, 절망을 넘어 끝까지 함께 걷는 사람들의 용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