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드 2》(Creed II, 2018)는 《크리드》(2015)의 성공 이후 제작된 속편으로, 아도니스 크리드가 자신의 정체성과 가문의 유산을 본격적으로 마주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입니다. 감독은 스티븐 캐플 주니어, 주연은 마이클 B. 조던(아도니스 크리드), 테사 톰슨(비앙카), 실베스터 스탤론(록키 발보아)이 맡았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복싱 경기의 서사를 넘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며 인간적 성장을 이루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크리드 2》는 《록키 4》(1985)에서 아도니스의 아버지 아폴로 크리드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이반 드라고와 그의 아들 빅터 드라고를 등장시켜, 과거의 비극을 현재와 연결시키는 방식으로 깊은 드라마를 완성합니다. 이번 분석에서는 스토리 전개, 가족과 유산, 인간적 성장이라는 세 가지 관점을 중심으로 이 작품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스토리 전개와 긴장감
영화의 초반부는 아도니스 크리드가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아버지의 유산을 이어받아 챔피언으로 군림하게 되었지만, 동시에 그 유산의 무게에 짓눌리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때 이반 드라고와 그의 아들 빅터 드라고가 등장해, 아도니스에게 도전장을 내밉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의 도전이 아니라, 아도니스에게 있어 아버지의 죽음과 직결된 ‘운명의 대결’입니다.
스토리의 중반부는 아도니스가 이 도전을 받아들이고 첫 경기를 치르는 장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는 아직 정신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빅터와 맞붙지만, 혹독한 결과를 맞이합니다. 경기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 간 아도니스는 신체적·정신적으로 깊은 상처를 받습니다. 이 패배는 그의 내적 갈등을 극대화하며, ‘나는 왜 싸우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영화는 이 과정을 통해 단순히 복싱 영화의 긴장감을 넘어, 주인공의 내적 여정을 심층적으로 탐구합니다.
후반부는 아도니스가 재기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그는 록키의 조언과 아내 비앙카의 지지를 받으며 훈련에 매진합니다. 훈련 장면은 《록키》 시리즈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관객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줍니다. 결국 아도니스는 다시 링에 올라 빅터와 재대결을 치르며, 이번에는 단순히 아버지의 복수를 위한 싸움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가족을 위한 싸움으로 임합니다. 마지막 순간 그는 승리를 거두지만, 영화는 단순한 승부의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아도니스가 어떻게 내적으로 성장했는지를 강조합니다. 이는 스포츠 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동시에, 속편으로서 《크리드》 세계관을 더 깊이 확장한 순간입니다.
가족과 유산의 무게
《크리드 2》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가족과 유산’입니다. 아도니스는 아폴로 크리드의 아들이라는 사실로 인해 항상 큰 기대와 압박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의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아버지의 죽음과 그 유산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문제와 직결됩니다. 빅터 드라고와의 대결은 단순히 개인적 경쟁이 아니라, 두 가문 간의 역사적 대립을 재현하는 무대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록키와 아도니스의 관계가 더욱 깊어집니다. 록키는 아도니스의 멘토로서, 그에게 단순히 복싱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전수합니다. 특히 록키는 아도니스가 ‘아버지의 이름을 위해 싸우는 것’과 ‘자신의 이름으로 싸우는 것’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유산을 이어받는 방식에 대한 철학적 성찰로, 영화가 단순한 액션 영화에 머무르지 않게 합니다.
또한 드라고 부자의 서사 역시 가족과 유산이라는 주제를 확장합니다. 이반 드라고는 과거 록키에게 패배한 뒤 모든 것을 잃고 러시아에서 추방당한 인물입니다. 그는 아들을 통해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지만, 결국 빅터와의 관계는 ‘부모의 유산이 자식에게 어떤 무게로 작용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마지막 경기에서 빅터가 불리해지는 상황에서도 아버지가 경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장면은, 단순히 복싱 영화가 아니라 가족의 화해와 성장 서사로 확장됩니다.
인간적 성장과 내적 갈등
《크리드 2》는 스포츠 영화의 전형적인 승리 서사를 따르면서도, 주인공의 내적 성장을 중심에 두었습니다. 아도니스는 처음에는 아버지의 죽음을 갚기 위해 싸우려 하지만, 패배를 경험하며 진정한 동기를 다시 찾아야 했습니다. 그는 ‘왜 싸우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고통을 겪고, 결국 자신의 가족과 삶을 위해 싸운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는 단순히 승리의 목표가 아니라,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영화는 아도니스의 인간적 성장을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보여줍니다. 비앙카와의 관계는 그가 단순히 파이터가 아니라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아이의 탄생은 그에게 새로운 책임감을 부여합니다. 록키와의 관계는 부자 관계와도 같으며,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으로 묘사됩니다. 또한 드라고 부자의 서사는 아도니스의 성장과 대조를 이루며, 인간적 성장의 보편성을 드러냅니다.
결국 《크리드 2》는 주인공이 단순히 챔피언이 되는 과정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 성숙해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는 스포츠 영화가 인간 드라마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연출과 영화적 미학
스티븐 캐플 주니어 감독은 《크리드》에서 라이언 쿠글러가 보여준 스타일을 존중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불어넣었습니다. 경기 장면은 리얼리즘을 강조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연출을 통해 관객의 감정을 고조시켰습니다. 특히 훈련 장면에서 사막이라는 새로운 공간을 활용한 장면은 시각적·상징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는 아도니스가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며 재탄생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음악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루드비히 고란손의 음악은 현대적 감각을 살리면서도, 《록키》 시리즈의 상징적인 테마를 적절히 변주해,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는 감각을 선사합니다. 이는 《크리드 2》가 단순한 속편이 아니라, 하나의 독립적 작품으로서 완성도를 지녔음을 보여줍니다.
스포츠 영화의 확장된 의미
《크리드 2》는 스포츠 영화의 본질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그것을 확장한 작품입니다. 전형적인 ‘도전-패배-재기-승리’ 구조를 따르지만, 그 안에 가족, 유산, 정체성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심어 넣어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또한 과거 《록키 4》의 서사를 현재로 끌어와,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스토리텔링을 완성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아도니스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록키와 드라고, 그리고 그들의 후계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대 간 연결과 화해’라는 보편적 주제를 전달합니다. 스포츠 영화가 단순히 경기의 승패를 다루는 장르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의 본질적 문제를 탐구하는 장르임을 증명한 것입니다.
결론: 《크리드 2》가 남긴 의미
종합적으로, 《크리드 2》(Creed II, 2018)는 스토리 전개를 통해 주인공의 내적 여정과 성숙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가족과 유산이라는 주제를 심층적으로 탐구하며, 인간적 성장을 통해 스포츠 영화의 한계를 넘어선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록키》 시리즈와 《크리드》 시리즈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세대를 잇는 드라마로 확장되었습니다. 아도니스 크리드의 이야기는 단순한 복싱 서사를 넘어,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보편적 드라마로 자리 잡았습니다.
《크리드 2》는 단순한 속편이 아니라, 스포츠 영화의 전형을 존중하면서도 확장한 걸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다시 보더라도 이 작품은 관객에게 단순한 승부의 짜릿함을 넘어, 삶의 깊은 성찰과 감동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