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한동안 “정확한 사격은 결국 눈이 좌우한다” 같은 말을 너무 쉽게 믿었다. 시력이 좋으면 유리하고, 잘 보이면 결과가 따라온다는 식의 단순한 결론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연습을 이어가다 보면, 잘 보인다고 해서 늘 같은 집중이 유지되는 것도 아니고, 같은 환경이라고 해서 눈이 똑같이 반응하는 것도 아니라는 걸 자주 느낀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눈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 단정적인 문장부터 의심하게 됐다. 눈이 중요하다는 건 맞지만, 그 중요함을 제대로 쓰려면 무엇을 조심해야 하고, 어떤 조건에서 눈이 쉽게 흔들리는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특히 “눈은 이렇게 하면 된다”라는 조언이 많을수록 오히려 불안해졌다. 내 몸 컨디션이 매일 다르고, 빛의 조건도 다르고, 피로도도 다르다. 그런데도 똑같은 방식으로 눈을 몰아붙이면 결국 피곤해지고, 피곤해지면 집중이 흐트러지고, 흐트러지면 안전도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정확함’과 ‘안전함’을 같이 잡는 쪽으로 관점을 옮겼다. 눈은 정확한 결과를 만드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위험을 미리 알아채는 감각이기도 하니까. 내 경험상, 눈을 과신하는 순간부터 사소한 실수가 시작되곤 했다.
1. 정확한 사격을 꿈꿀수록 ‘잘 보인다’는 감각부터 의심해 봐야 했다
정확한 사격을 이야기할 때 가장 흔한 전제가 “눈이 잘 보이면 된다”는 것이다. 나도 초반에는 그 전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반복적으로 느낀 건, ‘잘 보인다’는 느낌이 생각보다 쉽게 변한다는 사실이었다. 컨디션이 괜찮은 날에는 선명하다고 느꼈던 장면이, 피곤한 날에는 똑같이 보이지 않는다. 조명이 조금만 달라져도 대비가 달라지고, 주변의 반사광이 조금만 늘어도 눈이 쉽게 긴장한다. 결국 내가 믿고 있던 ‘선명함’은 고정된 능력이 아니라 조건에 따라 변하는 상태에 가까웠다.
그래서 나는 눈의 역할을 “목표를 보는 기능” 하나로만 정리하는 설명이 아쉽게 느껴졌다. 눈은 넓은 시야로 주변을 파악해 위험을 줄이는 데도 쓰이고, 움직임을 감지해 변화에 대응하는 데도 쓰인다. 이 말 자체는 맞다. 다만 문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야가 넓다’는 말은 내가 지금 주변을 제대로 보고 있다는 뜻이 아니고, ‘움직임을 감지한다’는 말은 내가 피로한 상태에서도 그 기능이 유지된다는 뜻이 아니다. 내 집중이 좁아지면 시야는 실제보다 더 좁아지고, 내 눈이 건조해지면 작은 변화도 늦게 받아들일 수 있다. 나는 이 차이를 겪고 나서야 “눈의 역할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내 눈이 지금 제대로 작동하는지 먼저 확인하라”는 말로 바꿔 이해하게 됐다.
정확한 사격을 잘하고 싶을수록, 나는 오히려 “내가 지금 잘 보고 있다”는 확신을 의심해 보는 편이 안전했다. 잘 보인다는 확신이 강할수록 몸이 조급해지고, 조급해질수록 눈이 더 긴장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선명함을 ‘의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조건을 정돈해 얻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2. 눈의 역할을 살리려면 눈 피로를 ‘나중에’가 아니라 ‘먼저’ 다뤄야 했다
눈 피로는 늘 결과처럼 따라오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시작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한때 “집중하면 피로는 참을 수 있다”는 태도로 밀어붙인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방식은 오래 못 갔다. 장시간 눈을 쓰면 눈이 뻑뻑해지고, 깜빡임이 줄어드는 느낌이 들고, 어느 순간부터는 시선이 한곳에 고정되면서 오히려 시야가 답답해졌다. 내 몸은 집중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긴장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 뒤로 나는 눈 피로를 다루는 순서를 바꿨다. 문제가 생긴 뒤에 해결하려고 애쓰기보다, 피로가 쌓이기 전에 끊어주는 쪽이 훨씬 현실적이었다. 쉬는 시간을 짧게라도 끊어 넣고, 멀리 있는 곳을 잠깐 바라보며 초점을 풀어주는 식으로 눈을 ‘리셋’하는 습관이 도움이 됐다. 여기서 중요한 건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내 눈이 딱딱해졌는지’ 알아차리는 감각이었다. 나는 눈이 피로해질수록 어깨와 이마까지 같이 굳는다는 걸 느꼈고, 그 신호가 오면 잠깐 멈추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낫다는 걸 경험으로 배웠다.
또 하나는 건조함이었다. 눈이 건조하면 자극에 민감해지고, 빛이 더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물을 마시는 습관, 실내 공기 상태, 화면을 오래 보는 생활 패턴까지 함께 돌아보게 됐다. 눈 피로는 특정 활동 시간만의 문제가 아니라, 하루 전체의 생활 습관과 연결돼 있었다. 이걸 인정하고 나니 “눈을 잘 쓰면 된다”는 조언이 아니라 “눈이 무너지지 않게 생활을 조정해야 한다”는 결론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3. 안전 안경을 포함해 ‘보호’부터 정리해야 눈의 역할이 안정적으로 이어졌다
나는 초반에 보호 장비를 ‘있으면 좋은 것’ 정도로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눈은 한 번 다치면 회복이 어렵고, 작은 자극도 불편함이 오래 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접한 뒤로 생각이 달라졌다. 특히 스포츠 환경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안전 안경 같은 보호 장비를 결과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기본 전제처럼 받아들이게 됐다. 안전 안경은 단지 눈을 가리는 장치가 아니라, 내 눈이 불필요하게 긴장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장치이기도 했다.
여기서 내가 의심하게 된 포인트는 “안경이나 렌즈를 쓰면 끝” 같은 단순한 접근이었다. 시력이 맞지 않으면 눈은 계속 무리하게 되고, 무리한 상태에서 집중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무조건 강한 교정이 정답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내 눈 상태와 생활 패턴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피로가 커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안경이나 렌즈를 ‘쓰느냐 마느냐’로만 판단하지 않고, 내 눈이 편안해지는지를 기준으로 보게 됐다. 착용했을 때 오히려 두통이 생기거나 눈이 뻑뻑해지는 느낌이 있다면, 그건 단순히 익숙해지면 해결될 문제로 넘기기보다 점검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안전 안경을 포함한 보호는 눈 건강 관리와도 연결돼 있었다. 규칙적인 검진이 왜 필요한지, 나는 눈이라는 기관을 통해 더 실감했다. 눈은 ‘잘 보일 때’는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조금씩 피로가 누적되고, 작은 불편이 반복되다가 어느 순간 집중이 무너지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나는 눈의 역할을 오래 쓰고 싶다면, 눈을 성능으로만 보지 말고 컨디션으로 봐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을 굳혔다. 영양, 수면, 휴식 같은 기본이 무너질수록 눈이 먼저 흔들리는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가장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이거다. 정확한 사격에서 눈의 역할이 크다는 말은 맞지만, 그 문장을 그대로 믿고 밀어붙이면 오히려 흔들릴 수 있다. 나는 “잘 보이면 된다”는 확신을 의심하고, 눈 피로를 먼저 관리하고, 안전 안경 같은 보호를 기본으로 두면서 눈이 더 안정적으로 기능하는 걸 느꼈다. 결국 눈은 ‘정확함’을 만드는 도구이기 전에 ‘안전함’을 지키는 감각이었다. 그 감각을 오래 쓰고 싶다면, 더 강하게 쓰기보다 더 편안하게 유지하는 쪽이 내 경험상 가장 현실적인 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