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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입문 11일차] F1 중계에서 이것만 봐도 재미가 달라진다: 입문자가 집중해야 할 '3가지 관전 포인트'

by rootingkakao 2026. 1. 16.

처음 F1 중계를 봤을 때 제 느낌은 "정보 과부하"였습니다.
화면 왼쪽에는 알 수 없는 영어 이름과 숫자가 쉴 새 없이 바뀌고, 아래쪽에는 타이어 그림이 뜨고, 오른쪽에는 중력가속도(G-Force) 그래프가 춤을 춥니다.

"아, 그냥 자동차 달리는 것만 보면 안 되나?" 싶었죠.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 그래픽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자 경기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90분 내내 화면을 뚫어져라 볼 필요는 없습니다. F1 고인 물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절대 놓쳐선 안 될 3가지 순간'과 화면 보는 법을 전수해 드립니다.



F1 생중계 화면 관전 포인트 타이밍 타워와 팀 라디오 그래픽 보는 법

1. 가장 심장이 뛰는 시간: 스타트 직후 3분

축구는 전반 5분 놓쳐도 괜찮습니다. 야구는 1회 초 안 봐도 됩니다. 하지만 F1은 경기 시작 3분을 놓치면, 그날 경기의 80%를 놓친 것과 다름없습니다.

(1) 5 Red Lights (출발 신호)

F1은 "탕!" 하는 총소리로 출발하지 않습니다. 5개의 빨간 불이 하나씩 켜지다가, 한꺼번에 '탁!' 꺼지는 순간(Lights Out) 출발합니다. 이 적막 속의 긴장감은 다른 어떤 스포츠에서도 느낄 수 없습니다.

(2) Turn 1 (첫 번째 코너)의 아수라장

20대의 차가 시속 200km로 좁은 첫 번째 코너를 향해 동시에 돌진합니다. 여기서 자리싸움이 가장 치열하고, 사고도 가장 많이 납니다.
누군가는 날개(윙)가 부러지고, 누군가는 트랙 밖으로 밀려납니다. 예선 1등이 3등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10등이 5등으로 치고 올라오기도 합니다. 이 '오프닝 랩(첫 바퀴)'의 혼돈만큼은 화장실을 참아서라도 꼭 라이브로 보셔야 합니다.


2. 드라이버의 감정을 훔쳐듣다: '팀 라디오'

화면에 [TEAM RADIO]라는 그래픽과 함께 파형 아이콘이 뜨면 귀를 기울이세요. F1의 가장 큰 매력인 '도청(?)' 시간입니다.

드라이버와 엔지니어의 대화는 필터링 없이 생중계됩니다.
"NO! 타이어가 끝났다고! 왜 안 바꿔줘!" (분노)
"저 녀석 미친 거 아니야? 날 밀어버렸어!" (고자질)
"하하하! 예스! 차가 너무 완벽해!" (환호)

시속 300km로 운전하면서 소리 지르고 싸우고 우는 드라이버들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헬멧 속에 가려진 그들의 '인간미'를 느끼게 됩니다. 단순한 기계음 너머에 있는 드라마를 놓치지 마세요.


3. 화면 왼쪽 기둥: 'Interval'을 봐라!

화면 왼쪽에 선수들 순위표(Timing Tower)가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바로 [Interval]입니다.

  • Leader: 1등과의 시간 차이입니다. (별로 안 중요함)
  • Interval: '바로 앞차'와의 시간 차이입니다. (매우 중요!)

만약 내 응원 선수의 Interval이 [+0.8s]라고 떴다? 이건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뜻입니다.
F1에서는 앞차와 1초 이내로 붙으면 DRS(가변 윙, 뒷날개를 열어 속도를 높이는 기능)를 쓸 수 있습니다. 즉, Interval 숫자가 1.0 밑으로 떨어지는 순간이 바로 '추월 시도 직전'입니다. 이때부터 손에 땀을 쥐고 응원하시면 됩니다.


4. AWS 타이어 퍼포먼스: 믿을까 말까?

가끔 화면 하단에 [Tire Performance 30%] 같은 그래프가 뜹니다. 타이어가 30%밖에 안 남았다는 뜻이죠.

하지만 이건 100% 정확하지 않습니다. AI가 예상한 수치일 뿐이죠.
실제로 드라이버는 "타이어 다 죽었다"고 엄살을 피워놓고, 갑자기 베스트 랩(Best Lap)을 찍으며 도망가기도 합니다(일명 '해밀턴의 거짓말').
그래픽은 참고만 하시고, 진짜 타이어 상태는 '랩타임이 떨어지는지'를 통해 확인하는 게 더 정확합니다.


5. 글을 마치며

이제 여러분은 중계를 볼 준비가 끝났습니다.
출발 신호가 꺼지는 순간의 전율을 느끼고, 팀 라디오로 들리는 드라이버의 비명에 공감하고, Interval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보며 추월을 기대해 보세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몰입감을 느끼실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F1은 한 경기(Grand Prix)만 봐서는 그 재미를 100% 알 수 없습니다.
지난주에 싸웠던 놈들이 이번 주에 또 싸우고, 작년에 앙숙이었던 팀이 올해도 으르렁거립니다. F1은 3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장편 시즌제 드라마'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F1 입문 12일차] F1은 한 경기보다 '시즌 전체'가 더 재밌다: 라이벌 구도와 누적되는 서사의 힘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체육 전공 F1 팬, '스포츠가 좋아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