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F1 입문 3일차] F1은 왜 3일이나 할까? 금요일부터 이미 '결승'은 시작되고 있었다

by rootingkakao 2026. 1. 8.

F1에 처음 관심을 가졌을 때, 경기 일정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금, 토, 일 3일 동안 한다고? 차들이 3일 내내 경주를 하는 건가?"

알고 보니 일요일에만 경주(Race)를 하고, 금요일과 토요일은 연습(Practice)과 예선(Qualifying)을 한다더군요. 솔직히 김이 샜습니다.
"아니, 본 게임만 보면 되지 연습하는 걸 굳이 왜 봐?"

하지만 F1을 알게 된 지금, 저는 금요일 연습 주행부터 챙겨 봅니다. F1은 일요일 2시간의 레이스가 아니라, 3일간 이어지는 하나의 거대한 대서사시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3일의 빌드업 과정을 이해시켜 드리겠습니다.



F1 그랑프리 3일 일정 금요일 연습 주행 토요일 예선 일요일 결승 레이스 흐름 정리

1. 금요일 (Practice): 시험공부와 세팅의 미학

금요일에는 보통 FP1, FP2(Free Practice)라는 연습 주행이 열립니다. 기록경기가 아니기에 선수들은 설렁설렁 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때 엔지니어들의 뇌는 터져 나갑니다.

(1) 답안지 작성 시간

서킷마다 코너 각도도 다르고, 아스팔트 상태도 다르고, 날씨도 다릅니다. 팀은 이 서킷에 딱 맞는 '차량 세팅(Setup)'을 찾아야 합니다.
"날개 각도를 1도만 눕혀볼까?", "타이어 공기압을 조금만 낮춰볼까?"
이때 데이터를 잘못 수집하면, 일요일 결승에서 차가 엉망이 됩니다. 즉, 금요일은 수능 전날 오답 노트 정리와 컨디션 조절을 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2. 토요일 (Qualifying): 가장 잔인한 1 랩의 승부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꿀잼 포인트가 바로 토요일 '퀄리파잉(예선)'입니다. 여기서 일요일 결승전의 출발 순서(Grid)가 정해집니다.

(1) 왜 토요일이 중요한가?

F1 차들은 너무 빨라서 추월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맨 앞에서 출발하는 것(폴 포지션, Pole Position)이 우승 확률의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드라이버들은 타이어 수명이고 연료고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가장 빠른 딱 한 바퀴'를 위해 목숨을 겁니다. F1 머신의 한계 성능을 볼 수 있는 날은 일요일이 아니라 바로 토요일입니다.

(2) 잔인한 서바이벌 방식 (Q1, Q2, Q3)

예선은 '넉아웃(Knock-out)' 방식입니다.

  • Q1 (18분): 20대 중 꼴찌 5대 탈락 (16~20등 확정)
  • Q2 (15분): 남은 15대 중 꼴찌 5대 탈락 (11~15등 확정)
  • Q3 (12분): 최후의 10대가 1등(폴 포지션)을 놓고 싸움

0.001초 차이로 Q2 진출에 실패해 머리를 감싸 쥐는 드라이버의 절망을 보는 것, 이것이 토요일의 묘미입니다.

 

3. 일요일 (Race): 3일간의 성적표를 받는 날

드디어 우리가 아는 '본선 레이스(Grand Prix)'입니다. 토요일에 정해진 순서대로 쭉 늘어서서 출발합니다.

이날은 토요일과 다릅니다. '한 바퀴 빠르기'가 아니라 '300km를 누가 먼저 완주하느냐'의 싸움입니다.
금요일에 연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이어를 관리하고, 피트인 전략을 세워 상대를 제압합니다. 금요일의 '데이터'와 토요일의 '스피드'가 합쳐져 일요일의 '결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4. 초보자를 위한 주말 즐기기 팁

처음부터 3일 다 챙겨 보긴 힘듭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 금요일: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이번 서킷은 누가 빠르구나" 분위기만 파악하세요.
  • 토요일: Q3(마지막 12분)만이라도 생중계로 보세요. 폴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한 마지막 1분은 심장이 쫄깃합니다.
  • 일요일: '스타트(Start)' 직후 3분은 무조건 봐야 합니다. 20대의 차가 첫 코너로 엉켜 들어갈 때 사고와 순위 변동이 가장 많이 일어납니다.

 

5. 글을 마치며

F1 그랑프리는 한 편의 영화와 같습니다. 금요일은 복선이 깔리는 '도입부', 토요일은 긴장감이 고조되는 '절정', 일요일은 모든 것이 터지는 '결말'입니다.

일요일 경기만 보는 것은 영화의 결말만 보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여러분도 "토요일 예선에서 페라리가 빨랐으니, 일요일에 기대해 볼 만한데?"라고 분석할 수 있는 'F1 보는 눈'을 가지게 되셨습니다.

자, 이제 경기 방식은 완벽하게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화면을 볼 때마다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왜 어떤 팀은 빨간색이고, 어떤 팀은 은색이지? 페라리는 알겠는데 레드불이 차도 만드나?"

다음 글에서는 [F1 입문 4일차] "어차피 추월하면 되잖아?" 천만의 말씀. 출발 순서(그리드)가 승패의 90%인 이유 를 통해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체육 전공 F1 팬, '스포츠가 좋아요'였습니다.